새벽부터 14개월 된 아들의 울음소리에 잠에서 깼다.
아침 7시, 딱히 할 일은 없다.
오늘 날씨를 검색해 보니 저녁에 비가 온다고 한다
덕분에 아침엔 구름이 많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잠을 못 자서 힘들지만 나가서 달려볼까?
빠르게 옷을 갈아입고 펀러닝을 하러 나갔다.
역시나 이른 아침부터 한강에는 러너들이 많았다.
원효대교에서 시작해 반포대교를 지나 어디쯤에서 반환점을 도는 코스였다.
원래 목표는 15km를 쉬지 않고 달리는 것으로 잡았다
그래서 에너지젤도 하나 챙겨 왔다.
초반에는 상쾌한 기분으로 달렸으나 4km 지점에서 허벅지가 땅기는 느낌이 났다.
보강운동을 한다면서 스쿼트를 많이 해서 그런 것 같다
생각보다 빠르게 지치기 시작했다.
반포대교쯤 왔을까 5km 지점에서 에너지젤을 먹었다.
한 번에 모두 먹은 건 아니고 1/5 정도만 먹고 에너지젤을 들고뛰었다.
플라세보 효과인가?
먹은 지 얼마 안 됐는데 힘이 나는 것 같았다.
6km 지점에서 다시 1/5 가량을 먹었다.
갑자기 엄청나게 목이 마르기 시작했다.
물을 챙겨 왔어야 했나..
너무 목이 말라서 도저히 뛸 수가 없었다.
허벅지도 더욱 당기기 시작했고 근육통 때문에 전반적으로 러닝 자세가 무너지는 느낌이었다.
좀 더 먼 지점에서 반환하려 했는데 어쩔 수 없이 가민 훈련을 멈춰두고 숨을 헐떡이며 좀만 쉬었다 가야 했다.
10분 정도 쉬었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가려고 1km쯤 뛰었을까. 현재 페이스를 확인하려고 시계를 봤는데 아뿔싸.. 훈련 재시작 버튼을 누르지 않아 측정이 안 됐다..
단지 몇 미터 측정 안된 것을 아까워서였을까.. 순식간에 의욕이 떨어지고 심박수가 치솟았다.
오늘 훈련은 망했다는 생각과 후회와 꼼꼼하지 못한 나를 한심해하며 한참을 걸었다..
겨우 이것 때문에 심박수가 올라가다니,,
그런 것들은 겨우 숫자에 불과한 것인데 나의 러닝이 왜 이렇게 됐을까 생각했다.
만족스럽지 못한 러닝이었지만 보통 마지막 순간이 기억되니 마지막은 힘차게 달렸다.
오늘 러닝에서 배운 건 3가지다.
첫째, 에너지젤을 먹을 거면 물도 해결해야 한다
둘째, 근육통이 있을 땐 쉬자.
셋째, 숫자에 연연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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